한국을 석기시대로 만들 수도 있는 EMP 탄의 위력
- 밀리터리
- 2018. 8. 27. 06:00
냉전시절인 1962년 7월, 태평양 존스턴섬 상공 400㎞에서 미국이 핵실험을 위해 수백 킬로톤 위력의 핵무기를 공중 폭발시켰다.
그러자 1400㎞나 떨어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교통 신호의 비정상 작동, 라디오 방송 중단, 통신망 두절, 전력 회로 차단 등 이상한 사건이 속출했다.
전기·전자 장비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700여㎞ 떨어진 곳에선 지하 케이블 등도 손상됐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 범인은 강력한 전자기 펄스 EMP인 것으로 확인됐다.
*EMP는 전자 장비를 파괴하거나 마비시킬 정도로 강력한 전자기장을 순간적으로 내뿜는 것이다.
1990년대 이후 반도체 등 각종 전자 부품이 장착된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 사용이 크게 늘면서 고공 핵폭발 시 생기는 EMP의 파괴력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커지게 됐다.
만일 EMP 탄이 실제로 터지는 경우 한 국가의 전력망이 완전히 파괴되어 식량, 정수, 은행 서비스, 이동통신, 의약품 등을 전혀 공급받지 못하는 암흑세계에 빠져들 것이고, 전국적인 단전 사고로 인해 수많은 민간인이 기아, 질병, 사회범죄 등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이를 복구하는 데만 1년 6개월이 필요하다.
또 핵무기를 지상에서 폭발시켰을 때에 비해 고공 핵폭발은 폭풍, 열 등에 의한 인명 살상 피해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핵무기 사용에 따른 비난을 덜 받을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쓰기 매우 어려웠던 핵무기가 쓸 수 있는 무기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핵 EMP 무기가 더 이상 미·러시아 등 강대국의 전유물이 아니라 북한도 쓸 수 있게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2000년대 초반 러시아를 통해 EMP 탄 개발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4년, 제임스 울시 전 미 CIA 국장은 미 의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러시아인들이 2004년 북한의 EMP 무기 개발을 도왔다." 밝혔고, 이를 대변하듯 지난 2016년에는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500㎞ 떨어진 곳으로 기습 발사한 뒤 특정 고도에서 폭발시키는 사격 방법을 썼다. 이는 핵 EMP 실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만약 한반도에서 핵 EMP 무기가 사용된다면 그 결과는 참담한 대재앙이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은 "20킬로톤의 핵무기 한 발로 최소 150㎞ 반경 내의 자동차, 지하철, 열차, 휴대전화, 비행기, 선박, 상하수도 시설, 병원 의료기기, 도로 신호등, 엘리베이터 등이 수초 내에 모두 마비되고, 특히 핵폭발과 동시에 발생하는 강력한 EMP 전자파는 북한을 제외한 한반도 전역의 전자 장비를 탑재한 무기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핵폭발이 아닌 인위적인 방법에 의해서도 EMP를 발생시키는 기술이 미국, 러시아, 유럽 등에서 개발되고 있으며, EMP 공격에 대한 방호 대책도 마련되고 있다.
이에 한국에서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전자기기 및 장비를 무력화하는 EMP 탄을 개발하고 있고, 군 지휘부와 공공기관 일부에 EMP 공격에 대비한 방호시설 구축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전은 과거 인명살상전을 넘어서 지휘부 공략으로 더 큰 군사적 목적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EMP 탄은 이러한 현대전의 흐름에도 부합하는 무기로 이졔는 공상과학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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