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위기에서 미 항모의 주력으로 등극한 전투기
- 밀리터리
- 2018. 7. 21. 07:00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승자가 될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승자의 위치에 선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이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승리한 1등이 주목을 받고 나머지는 아웃사이더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법칙은 특히나 군사 분야에서 더욱 철저하게 적용된다. 패하면 은메달이라도 딸 수 있는 운동 경기와 달리 전쟁은 이기지 못할 경우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세상의 그 어떤 분야보다 1등이 되기를 가장 원한다.
그중에서도 좋은 성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는 무기의 세계에서 그렇지 못한 존재는 머지않아 사라져야 할 대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국의 'JSF(통합타격기)'에서 경합을 벌인 보잉의 XF-32와 록하드마틴의 XF-35(현 F-35 원형기)
자동차의 경우 구식이라도 운행에 문제가 없다면 목적지에 갈 수는 있지만 무기의 경우는 차원이 다르다. 양보다 질에 의해 승패가 갈리는 현대전에서 상대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무기를 들고 싸워서 이기기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승리를 위해 좋은 무기가 당연히 필요하다. 따라서 단지 작동에 문제가 없더라도 성능이 뒤처진다면 무기는 퇴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험비행 중 2번의 추락사고로, 태어난지 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비운의 전투기 F-20
자체 군수 시장의 규모가 가장 큰 미국의 경우는 수많은 업체들을 참여시켜 이들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좋은 무기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획득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무기를 제조하는 업체들은 상업적 이익이 우선이므로 그들이 개발한 무기가 채택될 수 있도록 엄청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 결과 각종 무기 획득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좋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아깝게 탈락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ATF(고등전술전투기)'의 후보였던 'YF-23'이나 'JSF(통합타격기)'에 도전한 'XF-32'는 시대를 선도할 만큼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였으나 자신보다 좀 더 뛰어난 경쟁자로 인해 고배를 마셨다.
*ATF의 최종 승자는 YF-22(현 F-22 랩터)였다.
*독특한 외형으로 더 주목받았던 보잉의 XF-32
경합전에서 승리한 'F-22(YF-22)'나 'F-35(XF-35)'와 달리 이들은 피워보지도 못하고 이제는 단지 박물관에 놓여있을 뿐이다. 출발은 같았지만 결과는 이처럼 너무나 판이하다.
그런데 흔한 일은 아니지만 패배자도 멋있게 부활한 경우가 있다. 1970년대 초에 실시된 미 공군의 'LWF(경량 전투기)' 프로그램에서 'YF-16(현 F-16)'에게 밀려났지만, 해군의 다목적 전술기인 'F/A-18'로 환골탈태하는데 성공한 'YF-17 코브라'가 대표적 사례다.
*YF-17 코브라(현 F/A-18)
사실 LWF에서 YF-17이 현격한 성능의 차이 때문에 YF-16과의 경쟁에서 패한 것은 아니었다. 평가자들도 아쉬워했을 만큼 성능으로는 우열을 가릴 수 없었을 정도였다.
그래서 가격을 비롯한 다른 부분이 승패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경쟁은 경쟁이다 보니 한 번 패한 이상 그렇게 무기사 뒤편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컸다. 바로 그때 쌍발기라는 점을 주목한 미 해군에서 YF-17에 관심을 보였고 결국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개량을 거쳐 이후 F/A-18로 멋지게 재탄생했다.
*미 해군의 주력으로 환골탈태한 F/A-18 슈퍼 호넷
그렇게 변신한 F/A-18 시리즈는 현재도 미 해군의 주력기로 활약 중이다.
*미 해군의 차세대 전투기 F-35C
한편 JSF(통합타격기) 사업으로 탄생한 F-35C는 차기 미 해군의 주력 전투기로 선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 호넷의 정확한 퇴역 일자는 결정된 바 없으며, 미 해군은 약 2030년대까지 운용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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