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현역에서 활동 중인 100년 넘은 고물 권총
- 밀리터리
- 2018. 7. 15. 06:00
과학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새로운 기술이 가장 빨리 실용화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무기 체계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남이 보유하지 못한 나만의 무기가 장차에 있을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일이 역사적 사례를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이런 당연한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무기가 있다. 이른바 '콜트 45'로 더 많이 알려진 'M1911 권총'이다. 제식 번호 '1911'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탄생 100주년이 넘었는데, 놀랍게도 아직도 일선에서 애용되고 있다.
미군의 경우 1985년 'M9 권총'을 채택하기 전까지 공식 권총이었고, 우리 국군도 1988년 'K5 권총'을 제식화하기 전까지 사용했다. 그리고 현재도 상당량이 군경에서 사용 중이다.
과거 군경용으로 오래 사용되던 권총은 서부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리볼버'였다. 이 스타일은 조작이 간편하고 신뢰성이 좋아 현재 우리나라 일선 경찰들도 사용하고 있지만 단점 또한 많다.
리볼버의 특징 중 하나는 회전식 원형 탄창인데, 대부분의 모델이 6발 정도의 탄환을 장전할 수 있어 장탄량이 적은 편이다. 여기에 탄환을 재장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은 치열한 교전 중에 특히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9세기 말 등장한 것이 자동권총이었고, 이후 자동권총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자 수많은 총기 제작사들이 개발에 뛰어들었다.
마침 1903년, 미 육군이 새롭게 채택하여 사용할 권총을 공모하자 수많은 국내외의 총기 제작사들이 경쟁에 참여했다. 이때 '콜트(Colt)'사는 흔히 '자동화기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존 브라우닝'이 설계한 'M1900'을 내놓았다.
*존 브라우닝
쇼트 리코일 방식의 이 모델은 슬라이드를 도입한 최초의 권총 중 하나다. 지금 대다수의 권총들이 채택하고 있을 정도로 혁신적인 구조였다.
그러나 처음 채택하였던 '38 ACP탄(0.38인치, 즉 9mm 구경 권총탄)'의 위력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낀 군 당국의 거부로 채택이 불발되었다. 그러자 콜트는 강력한 '45 ACP탄(0.45인치, 즉 11.43mm 구경 권총탄)'을 사용하도록 하여 위력을 높이고 성능을 대폭 개량한 모델을 선보였는데 이것이 바로 총기 역사의 전설이 되어버린 'M1911'이다.
당국의 호평을 받고 공식 권총으로 선택된 M1911은 즉시 전군에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제1, 2차 대전은 물론 한국전쟁, 월남전쟁 등을 거치며 베레타의 M9 권총이 채택된 1985년까지 일선에서 맹활약하였다. 그러나 9mm탄을 사용하는 M9의 화력이 미흡하다고 여기는 해병대 특수전 사령부 소속 부대, FBI 같은 경찰 조직들은 아직도 M1911을 사용하고 있다.
또 M1911은 민간에도 대량 유포되었는데 지금까지 약 200만 정 정도가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고 여러 회사에서 라이선스 생산하였다.
이처럼 M1911이 아직까지도 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의 개량이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지 않았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M1911
그것은 다시 말해 무기로써 권총이라는 물건은 그 용도가 극히 제한적이므로 어느 정도 이상의 성능만 달성하면 충분히 사용 가치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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