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상륙함이 항모로 운용될 수 있을까?

우리가 도입한 '록히드 마틴'의 F-35 스텔스 전투기는 다양한 버전이 존재한다.

임무의 성격에 따라 공군의 F-35A, 해병대의 F-35B, 해군의 F-35C가 존재하는데, 그중에서도 'F-35B' 전투기는 미 해병대가 강습상륙함에서 운용하기 위해 개발한 수직/단거리 이착륙 전투기다.

＊F-35B 수직 이착륙기

이 전투기는 다른 버전의 F-35와 마찬가지로 스텔스 성능과 전자전 능력이 매우 우수하다. 여기에 한정된 공간에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소형 항공 모함(상륙함)을 운용하는 국가들에게는 사실상 유일한 함재 전투기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F-35B는 수직 이착륙 성능을 위해 너무도 많은 것을 희생했다.

동체 내부에서 '리프트 팬' 엔진이 차지하는 공간이 너무 크다 보니 연료나 무장을 실을 공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리프트 팬

이 때문에 F-35B의 전투행동반경은 F-35C의 75%에 불과하고, 내부 무장창 역시 작아 2000파운드급 대형 폭탄의 탑재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35B의 기체 가격은 1대당 1억 2280만 달러로 공군용 F-35A의 9460만 달러에 비해 30% 가까이 비싸다.

한편 일본은 '평화 헌법'이라 불리는 헌법 제9조의 족쇄에 묶여 자위대 무장에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고, 가질 수 없는, 가질 능력은 있어도 가질 수 없었던 궁극의 무기에 대한 열망을 남몰래 불태우고 있었다.

이러한 열망은 지난 2013년 '이즈모'함이 진수되면서 현실로 바짝 다가왔다.

＊일본의 '이즈모' 상륙함

상륙함으로 분류된 이 함정은 현재에 들어 항공모함 수준까지 개조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본은 여기에 탑재할 함재기로 F-35B 전투기를 수십 대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F-35B 전투기만 들여오면 일본은 항공모함 전단을 손에 넣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군의 강습 상륙함 독도함에도 F-35B 전투기 함재가 가능할까?

＊독도함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가능하다.

독도함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 형상 때문에 항공모함으로 오해를 받고, 주변국의 견제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실상은 전투기는 고사하고 헬기 운용 능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덩치 큰 수송함에 불과하다.

독도함과 같은 상륙함들은 보통 3층 갑판 구조로 되어 있다. 최상층은 헬기 등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비행갑판, 2층은 헬기를 격납하고 정비할 수 있는 갑판, 가장 아래층은 LCAC나 상륙기동장갑차를 탑재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이즈모함의 내부

그러나 독도함은 비행갑판 바로 아래 단층 구조로 되어 있는 격납고를 갖는데, 이 격납고는 '공기부양정'이 드나드는 '후방 웰도크'와 바로 이어져 있다.

즉, 이 공간을 항공기 탑재용으로 써버리면 공기부양정이나 상륙 병력 탑승 공간이 사라진다.

상륙정과 병력 탑승을 포기하고 항공기 탑재에 모든 공간을 사용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독도함의 격납고는 항공기 운용 효율을 고려해 설계된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독도함은 수송함으로 설계되어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다른 호위함들과 함께 함대를 편성해 작전을 펴기 어렵다.

속도가 느리다는 것은 갑판에서 이함하는 항공기가 충분한 양력을 얻기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행갑판 앞부분에 스키점프대를 설치하려면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근접방어기관포'를 떼어내야 한다.

＊독도함에 장착된 근접방어 기관포

스키점프대를 설치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방식을 통해 이함하는 함재기의 연료와 무장 탑재 능력은 통상 이륙 방식의 70~80%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다.

종합적으로 구조와 설계 자체가 F-35B 운용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개조를 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운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독도함은 'LPH'라는 분류명 그대로 헬기를 싣고 상륙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상륙함이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배를 개조해 전투기를 싣고 항공모함 흉내를 내는 것은 전략적 효과 달성보다는 막대한 예산 낭비와 비효율만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