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방패라 불리는 이지스함의 치명적인 약점 Ⅰ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딸 아테나에게 준 방패 이름에서 따온 이지스 구축함은 최고 200개의 목표를 탐지·추적하고, 그중 24개 목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최첨단 군함이다.



현재 우리 해군이 보유한 최고의 무기라면 단연코 세종대왕 급 이지스(Aegis) 구축함이다.



최신예 이지스함의 보유는 1990년대 이후 꾸준하게 이루어진 해군 전력 증강 사업의 최고 단계였으며, 이를 발판으로 오랫동안 연안 해군에만 머물러왔던 한국 해군이 대양해군으로 당당히 진입하였음을 뜻하는 상징이자 실체이기도 하다.


오래전 시사 잡지에서 미 해군 관계자가 이지스함에 대한 자부심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역사상 톤당 화력이 이지스함을 능가하는 함은 없다." 그만큼 세계 최강의 미 해군도 이지스함에 대해 더 할 수 없는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줌왈트 구축함


그러나 아직까지 이지스함의 존재 이유라고도 할 수 있는 함대 대공방어를 실전에서 사용해 본 적은 없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이지스함의 능력이 실제로 검증된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대 방공을 위해 지금까지 등장하였던 수많은 전투체계 중 객관적으로 이를 능가하는 것은 없다고 모두가 인정하는 전투함이다.


우리나라는 여러 차례의 북한 미사일 사태에서 이지스함의 놀라운 탐색 및 추적 능력을 보여준 예가 있다. 비록 격추시킨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이지스함을 보유하였다는 것은 영공과 영해를 보다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눈을 갖추게 됨을 뜻하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이지스함의 궁극적인 도입 사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함대 방공은 물론이거니와 영해를 수호할 만큼 뛰어난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며, 척당 1조 원이라는 엄청난 가격의 천하무적 이지스함이 크게 낭패를 보았던 적이 있었고, 이 사건은 이후 군 관계자들에게 최신예 무기라도 결코 만능이 아니며 완벽하지 않다는 교훈을 주었다.



지난 2000년 10월 12일, 인도양에서 작전을 벌이던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 'DDG-67 Cole호'는 보급을 받기 위하여 예멘의 아덴항에 입항하였다. 그런데 정박하고 있던 Cole호를 향하여 한 척의 조그만 조디악 고무보트가 질주하여 달려오더니 어떻게 할 겨를도 없이 구축함의 측면과 충돌하였다.



이 보트는 알카에다 소속의 테러리스트들이 조종하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폭탄을 가득 싣고 자살공격을 불사하며 달려온 고무보트에 부딪힌 Cole호는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화염에 휩싸였다.



간신히 화재를 진압하여 더 큰 피해를 막았지만 선체 우측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으며 무려 17명의 수병이 사망하고 39명이 부상을 입는 대참사를 당하였다.


원거리의 적들을 추적하여 타격할 수 있다던 이지스함이 역설적으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달려오는 조그만 고무보트에 일격을 당하였고 이를 막을 방법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후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결국 이 사고로 인해 신의 방패 이지스함의 아킬레스건은 측면이라는 사실이 만 천하에 공개되었고, 최신예 무기라도 결코 만능이 아니며 완벽하지 않다는 교훈을 주었다. 이에 미 해군은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되던 M-2 중기관총과 M-82 대물 저격소총을 최신예 함정에 배치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무기들은 전적으로 인간의 오감에 의존해서 사용하는 재래식 병기다. 다시 말해 이지스함은 천하무적이 아니고 알고 보면 약한 면도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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