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어보니 승전국이 패전한 이상한 전쟁


서양에서는 '대전쟁(Great War)'이라고 더 많이 불리는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은 세계대전으로 호칭될 만큼 서류상으로는 여러 나라가 참전 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사실 독일과 러시아가 싸웠던 '동부 전선', 독일과 영국·프랑스 연합군이 싸웠던 '서부 전선'의 전쟁이었고, 이 전쟁의 패자는 모두가 아는대로 독일이었다.


당시 독일은 외부와 고립된 상태로 장기간의 총력전을 펼쳤고, 그 결과 경제가 파탄에 이르러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르자 결국 항복했다.


그러나 단지 물적, 인적 손실의 관점에서 볼 때 바다를 건너 싸운 영국과 뒤 늦게 참전한 미국을 제외하고는 독일의 손실은 제1주적이었던 프랑스나 러시아 보다 적었다.



오히려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에 의거 휴전한 동부전선은 제정러시아의 많은 영토를 전리품으로 얻은 독일이 승자의 입장이었다.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



서부전선으로만 축소한다면 프랑스와 벨기에 영토에서 대부분의 전쟁행위가 벌어졌다. 다시 말해 99% 이상의 물적, 인적 피해가 프랑스와 벨기에 영토에서 발생했던 것이다.


연합군이 쏘았던, 독일군이 응사했던 간에 상관없이 포탄들은 프랑스나 벨기에 땅에서 폭발했고, 이 때문에 이들 국가의 영토의 물질적 피해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심했다.



이른바 현실에 등장한 지옥으로 표현되는 '마른, 이프르, 솜므, 베르덩' 전투 등으로 서부전선은 말 그대로 '무인지대(No Man's Land)'가 되었던 것이다.


*1차대전 때부터 생겨난 '무인지대'라는 표현은 교전중인 적군 사이에 설정된 구역,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지역을 뜻한다.


독일과 프랑스는 원래 사이도 나빴고 감정도 좋지 않은 사이였지만, 전쟁 내내 이처럼 엄청난 피해를 겪었기 때문에 프랑스가 종전 후, '베르사유 조약'으로 독일을 철저하게 망가뜨리는데 기를 쓰고 앞장섰던 것은 한편으로 충분히 이해할만한 대목이다.


*베르사유 조약



더이상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없어 독일이 항복을 하고 두 손을 들었을 때, 막상 독일을 제대로 때려보지도 못하고 막아내기만 급급했던 프랑스는 문서상으로는 항복을 받았지만 독일영토에 제대로 총알 한발 날려보지 못하고 전쟁을 끝냈기 때문에 상당히 약이 올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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