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군 현대화의 일등 공신은 해물 라면?
- 밀리터리
- 2018. 8. 9. 06:00
군사 기술이 발전하면서 공군 전력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첨단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공군 전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중국은 20세기 들어 많은 투자와 연구를 진행해 공군 기술력을 발전시켜왔지만 아직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는 상태다.
1990년대 초 중국은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27' 구입을 절실하게 원하고 있었다.
*수호이-27
수호이-27은 미국의 'F-15A 이글'에 대응하기 위해 구소련이 탄생시킨 전투기로 1989년 파리 에어 쇼에 처음 등장했고, 여기서 '코브라 기동'을 선보이며 전 세계에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코브라 기동
또한 수호이-27은 바렌츠해 상공에서 노르웨이 공군 'P-3B' 대잠 초계기와 마주했는데, 이때 수호이-27은 위협 비행으로 수직 꼬리 날개를 활용해 P-3B 초계기 엔진을 파손시켰다. 이는 수호이-27의 명성이 널리 퍼지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 시기 중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는 '젠-7'이었다.
*중국의 젠(歼)-7 전투기
젠-7의 성능은 수호이-27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떨어지는 상태였다. 이로써 중국은 1992년 초 러시아와 수호이-27 수입에 관한 협의를 진행했다.
*수호이-27
그러나 비용을 결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당시 국제 무역 결산 시에는 달러가 통용됐는데, 중국은 외화보유액이 부족해 달러로 전투기 구입 비용 전체를 지불할 수 없었다.
하지만 러시아 또한 내수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투기를 판매해 자국 항공산업을 구제하려고 했었기에 양국은 협의 끝에 물물교환 방식으로 나머지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고, 결국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수호이-27 전투기 20여 대를 수입할 수 있었다.
중국은 달러로 지불하지 못한 나머지 비용을 경공업 제품으로 상환하기로 했다. 당시 러시아는 구 소련이 해체되는 초기 상태였기 때문에 경공업 제품이 절박하게 필요한 상황이었다. 중국의 상환 물품 중에는 개가죽 외투와 농산물, 방직물, 심지어 라면도 있었다.
1990년대는 중국의 라면 산업이 막 번창하기 시작하던 때였다. 라면은 구 소련 시대를 벗어나기 시작하던 러시아인들에게 매우 신기한 물건이었고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
수호이-27 전투기 한 대 가격은 라면 20만 상자와 같았다. 많은 라면이 철도를 통해 러시아로 수출됐고, 1992년 말 수호이-27 1차 도입분이 중국 공군 기지에 도착했다.
물물교환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러시아인은 매운맛에 민감하다. 라면을 받아본 러시아인들이 매콤한 맛이 대부분이었던 중국 라면을 반품하고 무역을 중단하겠다고 중국 측에 통보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은 매운맛이 아닌 다른 맛을 내는 라면을 러시아로 보내기 위해 고민했고 결국 해물맛 라면을 만들어 러시아로 보내면서 문제가 해결됐다. 이에 따라 중국은 첫 번째 3세대 전투기를 도입할 수 있었고 수호이-27은 이후 중국 공군의 현대화에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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